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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Episode 06. 더 잘 자라기 위한 시간
작성자 AGE20'S (ip:)
  • 평점 0점  
  • 작성일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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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217

철없이 일찍 펴버린 꽃이

추위에 떠는 게 눈에 밟힌다.



겨울 가로수길, 

차창 밖을 내다보다 고개 드니 

안 그래도 앙상하던 나뭇가지들이 

모두 댕강 잘려나가고 짧아져있다. 


인위적이고 낯선 광경에 놀라 

아버지에게 물었다.




“저렇게 바짝 잘라도 살아있는 거야?” 


놀란 나와 달리 

아버지는 덤덤하게 대답했다.




“저렇게 가지치기를 해줘야 

더 튼튼하게 잘 자라.” 




하지만 그 모습은 너무나도 처량하여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였다. 


정말 잘 자랄 수 있을까?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앙상한 나무들을 올려다봤다. 


시간이 흘러

따뜻해지기 시작할 때쯤, 

그때와 똑같은 길을 다시 지나가게 됐다.







그런데 짜리 몽땅하던 가지에 

어느새 푸른 이파리들이 

돋아나 있는 게 아닌가?


볼품없어 보이던 나무가 

이제는 제법 예쁘다.


다시 생명력을 뿜어냄에 

봄이 왔음을 느낀다. 


지난 겨울은 최강 한파였던 만큼 

내게도 참으로 추운 해였다.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 곡예도 제법 재밌지만 

불안함은 나를 갉아먹기 시작한다.





늘 흔들리다 보니 

지쳐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묵묵히 시간을 버텼다.


서점에서 책을 사고, 

돈이 없을 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다.


책 작가의 말마따나 

나는 이번에도 부정보다는 

긍정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올 초 기대하던 에세이 공모전에서 

나는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투고라는 방법을 찾았다.


놀랍게도 내가 투고한 글은 

채택되었고 잡지에도 실렸다. 


만약 공모전에서 탈락한 글을 

쓸모가 다했다 생각하여 

거기서 멈췄더라면 

이런 경험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실패에 얽매이지 않고 

긍정적으로 바라봤기에 

다음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잘려 나가 볼품없어 보이던 나무가 

다시 생명력을 뿜어내듯 

떨어진 내 글도 다시 살아났다.


어쩌면 때를 기다렸던 것이고 

적기를 맞아 피어난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살아가며 가지치기 

같은 경험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좌절하지 말아야 하는 건, 

거기서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잃었다고 생각했던 것은 

또 다른 것을 품기 위함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앞으로 

더 튼튼해질 것이라는 걸 

나는 믿는다.







유럽에서는 은방울꽃을 

다발로 받으면 

행운이 온다고 믿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토끼풀밭 사이에 엉덩이 붙이고 

네잎클로버를 찾는다.


그만큼 우리는 행운을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조용히 움직이며, 흔하지 않음.’ 이라는 

속뜻을 담고 있는 만큼 

행운이라는 녀석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최근 들어 

‘열심인 사람에게 운도 따라온다.’는

말의 뜻을 조금 알 것 같다.


우리는 운이 없지 않다, 

운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다.


힘들 땐 이 말을 다시 

가슴에 새기고 시작해보자.






요즘의 나는 

오전 일찍 일어나 

책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예전이었다면 침대에서 

유튜브를 봤을 시간이지만,


반납해야 할 기한이 정해진 책들에 

시간을 더 할애하기로 한 것이다.


도서관 책을 빌려 읽으며 

알게 된 재미있는 사실이 있는데,


대체로 앞장만 너덜너덜하다는 것이다. 

그게 꼭 우리의 

새해 계획 같아 웃음이 났다.


책을 완독해내듯 

남은 하반기도 열심히 달려 나가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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